2022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기획전시

<건축 사라진 근대를 만나다. MISSING LINK; lost architecture(s)>


현대가 온 순간을 기억하는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서구의 모더니티와 모더니티의 결합은 1960년대에 재현되었다. 민족의 이름으로 현대를 이성과 과학, 풍요와 발전으로 구체화하며 충분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차용에 빚지며 만들어낸 현대는, 종국에 자아 정체감의 분열을 초래했다. 자긍심으로 자괴감을 억누르면서, 발전을 위한 초극의지는 자기부정을 넘어 자기혐오로 이행되었다. 이제 신박하고 새롭지 않은 모든 것들이 부정의 대상이 되었다. 일시성이 일상성을 지배했다. 어떤 현대도 한때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의 근대, 그리고 근대 시기의 건축물들은 제 수명을 못 채우고 사라지고 있다.

미씽 링크(missing link)는 읽어버린 고리로 종종 언급되는 개념으로, 생물이 진화할 때 중간과정이나 과도기적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있을 법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석을 말한다. 미씽 링크는 과거와 현재의 넓은 간극을 좁히는 징검돌 역할을 하면서 변화과정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 이 개념을 건축과 도시의 차원으로 확장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기획전시는 사라졌거나 크게 달라지게 될 근대건축을 미씽링크 삼아 화두를 제시한다.

여기에 있는 그림, 도면, 설명, 모형, 음악은 실제로 그러했던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관람자는 진실과 상상의 모호함 사이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의 오늘과, 여기까지 연결된 이력을 추정해야 한다. 수복하되 복원하지 않는다. 주체적으로 징검다리를 건너 현재를 정립하는 과정을 거칠 때, 우리는 비로소 현대인이 된다. 이 곳에서의 체험이 이를 위한 유의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주최 : (사)한국건축가협회
주관 : (사)한국건축가협회 대구경북건축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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